청와대 '7대 검증기준' 넘은 최재형… "감사원 독립·공정성 확립"

입력 2017-12-07 19:20   수정 2017-12-08 06:05

'깜짝 발탁'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는 누구

외유내강형 원칙주의자
유신정권 때 '징역형' 선고받은 예비역 장성 재심서 무죄 선고

야당 비판 '캠코더 인사'와도 무관

집중 조명받는 '과거 선행'
다리 불편한 친구 등에 업고 고등학교·사법연수원 다녀
두 딸 낳은 후 두 아들 입양



[ 손성태/조미현 기자 ] 새 감사원장 후보로 발탁된 최재형 사법연수원장(61·사진)은 문재인 정부 들어 논란이 끊이지 않던 ‘캠코더(문재인 캠프·코드인사·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에서 비켜난 몇 안 되는 고위 공직자 후보로 꼽힌다. 법조계에서 도덕성과 능력을 고루 갖춘 외유내강형 법조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 후보자는 청와대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고위 공직후보자 7대 인사검증 기준(병역기피·세금탈루·불법적 재산증식·위장전입·연구 부정행위·음주운전·성 관련 범죄)’이 적용되는 첫 인사란 점에서 주목된다. 당초 하마평에도 오르지 않았던 그가 낙점된 데는 현미경 검증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7대 검증 기준을 맞추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며 국회의 인사청문회 통과를 자신하고 있다. 수십여 명의 후보군을 검증하고 본인의 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에서 상당수가 탈락하거나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후보자는 재판에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소신 판결을 내리는 원칙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유신정권 시절 쿠데타 음모로 몰린 ‘윤필용 사건’에 연루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예비역 장성의 재심사건에서 강압수사로 인한 허위자백 사실을 인정해 무죄를 선고했는가 하면 아들과 사위를 현직 검사로 둔 무역업체 대표의 사기 혐의 재판에서는 법정구속형을 내리기도 했다.

적폐청산을 후방 지원하고,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수호할 최적임자로 지목된 배경이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7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30여 년간 민·형사, 헌법 등 다양한 영역에서 법관으로서의 소신에 따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 보호,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온 법조인”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헌법상 부여된 회계검사와 직무감찰을 엄정히 수행해 감사 운영의 독립성·투명성·공정성을 강화하고, 공공부문 내의 불합리한 부분을 걷어내 깨끗하고 바른 공직사회, 신뢰받는 정부를 실현해 나갈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최 후보자는 지명 직후 ‘미담제조기’를 방불케 하는 과거 선행이 조명받고 있다. 기독교 신자인 그는 두 딸을 낳은 뒤 두 아들을 입양해 슬하에 네 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다. 수년 동안 자녀들과 함께 13개 구호단체에 4000여만원을 기부했다.

경기고 재학 시절에는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등에 업고 등교시킨 일화는 법조계에 유명하다. 최 후보자는 중학교 때 교회에서 만난 친구가 수술 후유증으로 1년 늦게 경기고에 입학하자, 서울 신촌에서 경기고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한 몸 등교’를 했다. 1981년에 그 친구와 나란히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년간 사법연수원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출퇴근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 후보자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말이 없으시고, 조용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선(善)의 가치와 공공 이익을 위한 윤리의 실천을 누구보다 진지하게, 한결같이 해내며 곧은 길을 걸어가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삶의 궤적이 상당 부분 겹쳐지고 있는 점도 화제를 모았다. 강원 평강 출신인 최 후보자의 부친은 월남 후 6·25 때 대한해협 해전에 참전했고 최 후보자 자신도 육군 중위로 전역했다. 문 대통령은 특전사로 전역했고, 문 대통령 선친은 흥남 철수 때 월남했다.

최 후보자는 이날 “오래 법관 생활을 한 저를 후보자로 지명하신 데는 감사업무의 직무상 독립성·공정성을 강화하고 확립해야겠다는, 임명권자이신 대통령의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이해했다”며 “청문 절차를 거쳐 감사원장으로 임명된다면 그동안 법관으로서 살아온 생활을 통해 쌓은 경험을 잘 살려 우리나라 공직사회가 법과 원칙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최 후보자에 대해 ‘감사원장 책무를 성실히 수행할 적임자’로 평가했고, 야당은 별도 논평 없이 현미경 검증을 예고했다.

■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는

△1956년 경남 진해 출생 △경기고, 서울대 법학과 졸업 △사시 23회, 사법연수원 13기 △대전지방법원 법원장(대전가정법원 법원장 겸임) △서울가정법원 법원장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사법연수원장

손성태/조미현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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